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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롯가의 사색 · 2026년 6월 15일

길 한복판의 광고판

열왕기상 13장에 관한 사색 — 그 선지자와 사자와 나귀, 그리고 아무것도 헛되이 하지 않으시는 하나님.

해 질 녘 금빛으로 물든 쓸쓸한 옛길 — 사자 한 마리와 쓰러진 나그네, 그리고 기다리는 나귀가 나무 아래 작고 고요하게 있다

열왕기상에는 늘 저를 편치 않게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.

하나님의 사람이 분명한 명령을 받고 보내집니다. 먹지 말 것. 마시지 말 것. 왔던 길로 돌아가지 말 것.

처음에 그는 순종합니다.

그러다 나이 든 선지자가 그를 만나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. 천사가 새 말씀을 가져왔다고 합니다. 본래의 명령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요.

하나님의 사람은 그 말을 믿습니다.

그는 앉습니다. 먹습니다. 마십니다.

그리고 그 값으로 목숨을 잃습니다.

언뜻 보면 이 이야기는 가혹하게 느껴집니다. 다윗은 간음했고 살인을 꾸몄습니다. 욥은 고난 한복판에서 하나님께 따졌습니다. 그런데 이 선지자는 한 끼를 나누고 길에서 죽습니다.

그러나 늘 저를 사로잡은 대목은 그 심판이 아닙니다.

그 뒤에 일어나는 일입니다.

사자가 그 선지자를 죽입니다.

그러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.

사자는 주검을 먹지 않습니다.

나귀도 해를 입지 않습니다.

사자가 주검 곁에 섭니다.

나귀가 주검 곁에 섭니다.

몸은 쓰러진 자리에 그대로 남습니다.

그 광경 전체가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됩니다.

사람들이 지나가며 바라봅니다.

사자 한 마리. 나귀 한 마리. 죽은 선지자 하나.

모두가 길 위에 함께 서 있습니다.

마치 세상 자체가 잠시 멈춘 것 같습니다.

생각할수록 그것은 무작위한 벌로 보이지 않고, 점점 광고판처럼 보입니다.

하나님은 그 몸이 광야로 사라지게 두실 수도 있었습니다.

대신 훤히 보이는 자리에 두십니다.

사자가 그 말씀의 한 부분이 됩니다.

나귀가 그 말씀의 한 부분이 됩니다.

길이 그 말씀의 한 부분이 됩니다.

지나가는 누구라도 멈춰 서서 한 가지를 묻지 않을 수 없도록, 모든 것이 놓여 있습니다.

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?

하나님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자주 이렇게 일하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.

우리는 심판을 파괴로 여깁니다.

하나님은 그것을 종종 말 건넴으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.

죽은 선지자가 경고가 됩니다.

하나님이 벌하기를 즐기셔서가 아닙니다.

하나님이 아무것도 헛되이 버리기를 거부하시기 때문입니다.

실패조차도.

그 결과조차도.

길가에 누운 몸 하나조차도.

어떤 이들은 그 두 짐승이 저마다의 상징을 지닌다고 말해 왔습니다.

사자는 힘과 권위와 심판의 짐승.

나귀는 짐과 고집과 일상의 노동을 지는 짐승.

쓰러진 선지자 곁에 함께 선 그 둘은, 한 순간에 만난 두 갈래 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.

힘과 낮아짐.

강함과 고집.

순종과 타협.

그 상징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, 그 그림은 여전히 강렬합니다.

그 선지자에게는 선택이 있었습니다.

그리고 이제 그 길 자체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.

그 생각은 성경의 다른 두 사람에게로 이어집니다.

다윗과 욥입니다.

다윗의 실패는 엄청났습니다.

욥의 고난도 엄청났습니다.

그런데도 하나님은 두 사람 모두와 계속 일하셨습니다.

왜일까요?

그들의 죄가 더 작아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.

다윗의 죄는 분명 그렇지 않았습니다.

하나님이 그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.

다윗은 계속 돌아왔습니다.

욥은 계속 신뢰했습니다.

압력이 참된 것을 드러냈습니다.

그 선지자의 이야기도 무언가를 드러냅니다.

그의 잘못이 유난히 끔찍해서가 아닙니다.

모든 이야기가 마음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.

그리고 하나님은 언제나 연기보다 마음에 더 관심이 있으셨습니다.

나이가 들수록,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사랑이 서로 반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짙어집니다.

흔히 그 둘은 다른 각도에서 본 같은 것입니다.

하나님이 무심하시다면, 우리가 바로잡힘 없이 헤매도록 두셨을 것입니다.

대신 그분은 가르치십니다.

경고하십니다.

연단하십니다.

길에 이정표를 세우십니다.

어떤 이정표는 승리입니다.

어떤 이정표는 실패입니다.

어떤 이정표는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주검 곁에 선 사자와 나귀입니다.

그러나 그 말씀은 언제나 같습니다.

눈여겨보라.

여기 배울 것이 있다.

아무것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는다.

이것조차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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